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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메갈사태'로 본 '혐오와 갈등', 왜 그들은 이런 짓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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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메갈 사태를 통해 '메갈리아', '일베', '워마드' 등의 혐오와 갈등을 만드는 사이트를 자세히 알아본다. 또한, 메갈과 일베가 광고, 방송 매체에 그들만의 은어와 표식을 이유도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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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메갈사태'로 본 '혐오와 갈등', 왜 그들은 이런 짓을 했을까?

  커뮤니티 사이트의 글을 보던 중 다소 흥미로운 제목을 발견했다. 'GS25의 한결같은 손 모양', 내용은 이랬다. 지금까지 일련의 GS25 광고 속에 '메갈리아 로고 손 모양'이 의도적으로 들어가 있다고 보여지는 사진들을 하나하나 보여주면서, 메갈이 GS광고 속에 남성혐오 의도를 넣었다는 주장이었다. 개인적으로 사실 여부를 떠나 조금 불쾌했다. 괜히 확대 해석한 오버 글이려니, 또 예전 SBS 뉴스 중간에 '일베 마크'가 달려 논란이 되었던 사건처럼 그냥 스쳐 지나는 여러 한심한 일 중 하나라 생각했다. 

  하지만, 좀 시간이 지나니 이건 큰 불을 내기 위한 장작였다는 사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게시판에는 GS뿐만 아니라 다른 회사 광고 전단지와 홍보물 그리고 심지어 경찰청 포스터까지 '메갈'의 손 모양이 그려져 있다는 제보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나는 이 일에 점차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전단지 속 메갈리아'를 단순하게 스쳐 지나가는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치부하기엔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편견'이 도가 넘을 지경에 이르렸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남녀 혐오. 그래서 자세히 알아봤다. 

  '메갈리안'와 손모양 상징의 의미, 그리고 '메갈리아',  '일베', '워마드' 등의 '혐오, 갈등 사이트'가 왜 생겨났는지, 마지막으로 이것은 어떠한 사회적 문제를 만들어 내는지 타당성 있는 자료를 통해 알아볼 것이다. 전반적인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이 있으신 분, 사회 심리학에 흥미 있는 분 그리고 이 시대를 지혜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분들에게 유익한 글이 되리라 믿는다.


'GS 메갈사태'로 본 '혐오와 갈등', 왜 그들은 이런 짓을 했을까?
Photo by  cottonbro on Pexels

메갈리아 논란의 대상, '캠핑 가자'

  2021년 5월 1일 오전, 대한민국 편의점 프랜차이즈 체인, GS25는 카카오톡과 인스타 계정을 통해 한 달 동안 캠핑 상품을 증정하는 판촉 행사를 홍보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문제는 캠핑 관련 이벤트 홍보물에 '메갈리아('Megalia)를 상징하는 손 모양과 문구가 '노골적으로 삽입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출처 1)

   논란이 들불처럼 번지자 GS25측은 2일 '감성 캠핑 이벤트 이미지에 대한 사과의 말씀 올립니다.' 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고객에게 불편을 드릴 여지가 있는 디자인 일부 도안을 즉시 수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차 수정된 포스터에는 캠핑과 전혀 관련 없는 '달과 별 3개 문양'이 삽입되었고, 이 문양이 메갈리아'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관악 여성주의 학회>의 상징임이 밝혀지자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네티즌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GS는 또다시 포스터를 수정한다. 하지만, '메갈리아'와 관련한 문구와 문양이 전부 삭제된 최종 본 마저도  여전히 '메갈리아'를 상징하는 표현들이 남아있음을 네티즌들이 찾아내자, 결국 GS에서 포스터를 아예 내려버린다. 



메갈리아의 흔적이 남아 있는 GS광고들

  GS광고와 메갈리아의 관계가 네티즌들의 도마 위에 오른 지 몇 시간 후, GS광고 곳곳에 '남성 혐오'와 '메갈리아'를 상징하는 손 모양이 은밀하게 배치되었다는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아래의 광고를 확인해보자. 상품 광고에 부적합한 메갈리아 손 모양, 그리고 삼등분되어 잘라진 고추가 반복하여 광고에 등장한 사실에서 다분히 의도된 연출임을 추측해볼 수 있다.

'GS 메갈사태'로 본 '혐오와 갈등', 왜 그들은 이런 짓을 했을까?
 '메갈리아' 상징과 '남성 혐오 상징'을 넣은 GS 상업 광고

계속 진행 중인 '광고 속 메갈리아 찾기'

  현재 하루가 멀다 하고 '광고 속 메갈리아 찾기' 관련 뉴스와 제보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중이다.  또 다른 편의점 브랜드 CU와 세븐일레븐, 동서식품, 이마트몰, 팔도 등의 전단지 광고에서부터 국방부와 협업한 포스터 그리고 경찰 홍보물까지 '메갈리아'와 관련한 남성 혐오 상징물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이것은 '광고 속 메갈리아 찾기'가 결코 작은 해프닝이 아닌 사회적 큰 파장을 야기하는 큰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출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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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갈리아 그리고 손 모양의 의미

    1. 메갈리아 란?

'GS 메갈사태'로 본 '혐오와 갈등', 왜 그들은 이런 짓을 했을까?
메갈리아 로고
  이때쯤 '메갈리아'가 도대체 무엇이며, 손 모양의 의미가 뭐길래 이렇게 호들갑인지 궁금할 것이다. 

  '메갈리아(Megalia)'는 자칭 '급진적인 페미니스트 단체'로 2015년에 운영을 시작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다. 하지만, 남성 혐오 및  6.25 전사자 비하, 군인 및 동성애자 차별, 아동 성추행, 몰카 촬영 등 각종 성범죄의 이유로 2017년 폐쇄된다. 

'GS 메갈사태'로 본 '혐오와 갈등', 왜 그들은 이런 짓을 했을까?
  메갈리아 분석한 첫 학위 논문, '혐오에 맞서는 혐오: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통해 본 한국 사회의 젠더 담론'에 따르면, 메갈리아는 '김치녀', '벼슬아치', '로린이' 등 여성 혐오를 적나라게 드러냈던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의 혐오 언어를 그대로 모방(미러링)하여 남성을 조롱하는 도구로 '메갈리아'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사용한다고 밝힌다. (출처 3)

  그래서 메갈리아는 한남충'(한국 남성을 벌레로 비하), '허버허버'(남성의 먹는 모습을 비하하는 신조어), 오조오억(남자의 정자수와 관련한 비하) 등의 남성 혐오 언어를 만들고 사용하여 일명 '여성 일배'라 불리기도 한다. 그들의 목적은 남성을 비웃고 조롱하여 관습적인 여자다움을 탈피하고, 최종적으로 남성의 권력을 탈취하는데 있다.

 현재 시점에서 '메갈'은 대중적으로 '웹사이트 메갈리아 이용자'보다는 '남성 혐오자' 또는 '일베처럼 막장성을 지닌 여성' 등의 의미로 통용된다.

    2. 메갈리아 손의 상징

  메갈리아의 로고에 자주 사용되는 손 모양. 그 의미는 과연 무엇일까? 2016년 신동아는 메갈리아 운영진 중 한 명과 인터뷰를 했다. 그 당시 그녀는 메갈리아 로고에 크게 두 가지 의미 함축되어 있다고 말한다. 메갈리아 로고는 1️⃣ 한국 남성 성기의 크기가 작음을 비웃고 조롱하는 의도의 표현, 2️⃣ 남성을 농락함으로 궁극적인 목적인 양성 간 평등을 이루기 위한 목적의 상징이라고 설명한다. (출처 4)



이진한 기자, '남성혐오 손모양' 뭐길래…GS25 이어 경찰 무신사 불똥, 매일경제, 2021/5/3

출처 3) 박무늬, 혐오에 맞서는 혐오 :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통해 본 한국 사회의 젠더 담론, 고려대학교 대학원, 2016

출처 4) 신동아 편집부, “6.9cm ‘한남충’들아 폭력에 맞서는 게 폭력적이라고?”, 신동아, 2016/1/20.

'GS 메갈사태'로 본 '혐오와 갈등', 왜 그들은 이런 짓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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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메갈사태'로 본 '혐오와 갈등', 왜 그들은 이런 짓을 했을까?
Photo by Tim Mossholder on Unsplash

'광고 속 메갈리아'는 '방송 속 일베'의 모방

  • 명확한 해명 없이 일단락된 '광고 속 메갈리아'
  남성 혐오 논란을 일으킨 GS25 포스터의 논란이 커지자, 이를 직접 제작한 디자이너가 마침내 입을 열였다. 그녀는 손의 이미지가 메갈이나 페미를 뜻하는 표식인지 인지하지 못했으며, 저작권 있는 소스를 그대로 가공한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자신은 아들과 남편이 있는 워킹맘이며 어떠한 사상도 가지지 않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여 자신을 변호했다. (출처 5) 

  이렇게 GS광고 포스터 사태는 일단락을 맺은 듯하다. 하지만, GS광고 속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삼 등분으로 잘린 고추'와 반복해서 보이는 '집게손 모양'에 대한 명확한 해명은 아직 나오고 있지 않다.

  • 예능 자막, 영화 포스터, 뉴스에서도 볼 수 있었던 '일베'
  분명한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이런 비슷한 형태의 혐오는 일찍이 목격되어왔다. 우리 사회 혐오 조장의 온상지인 극우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에서 지역과 여성을 비하하고,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기 위해 만든 표현과 이미지가 버젓이 예능 자막, 영화 포스터, 심지어는 뉴스에서도 쓰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3년부터 최근 2019년까지 일베 관련 방송사고는 무려 33건이나 된다. (출처 6)

'GS 메갈사태'로 본 '혐오와 갈등', 왜 그들은 이런 짓을 했을까?

  • '허버 허버'로 보는 메갈의 일베 모방 전략
  최근 소셜미디어에 등장한 인터넷 유행어 ‘허버 허버’가 있다. 이 단어가 요즘 왜 쓰이고 있는지 그 확실한 어원은 불분명 하지만, 올해 2월 말 MBC 한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한 이후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남성 네티즌이 '허버 허버'의 의미가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는 남자의 모습'을 표현한 남성혐오 단어라고 주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좋아', '빨리빨리'의 영어 단어 Hubba-Hubba를 뜻하며, '남성 혐오' 표현이라고 딱지를 붙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일축하고 나섰다. (출처 7)  본래 의미야 어찌됐든 공영 방송에 나간 후 '허버 허버'의 사용 횟수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GS 메갈사태'로 본 '혐오와 갈등', 왜 그들은 이런 짓을 했을까?
  
  2월 말 이후 쓰인 '허버 허버'는 남성 비하의 용어로 고착화 된 후 3월 초부터 이상한 점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그동안 유튜브, 케이블 및 공중파 방송에서 전혀 눈에 띄지 않았던 이 논란의 신조어가 버젓이 보이기 시작했다. 역시나 남성이 빠르게 음식을 먹는 모습을 조롱한다는 의미처럼 유독 남자 연예인이 음식을 급하게 먹는 상황에 이 단어가 쓰였다.

'GS 메갈사태'로 본 '혐오와 갈등', 왜 그들은 이런 짓을 했을까?

  분명 논란의 여지가 있는 단어 사용을 금해야 하는 방송가에서 어떠한 의도로 이런 자극적인 표현을 썼는지 의문이다. 하지만, '일베' 관련 표현과 이미지가 방송에 스며든 것과 마찬가지로 '메갈리아'의 불손한 의도가 들어가 있다고 생각되어진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메갈리아는 일베를 모방(미러링)하여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같은 전략으로 남자를 조롱한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만큼, '예능 속 일베'를 그대로 모방하고 학습하여 예능 자막 속에서 남성비하 표현을 넣을 수 있을 가능성이 무척 높다. (출처 8) 따라서, 남성 혐오의 언어가 본격적으로 방송가 쪽에 진출하여 광범위하게 쓰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공중파 방송에 쓰인 남성 혐오 표현과 상징은 개인 소셜 미디어보다 파급력이 높을 수밖에 없기에 앞으로도 메갈리아 표현과 상징이 들어간 영상물과 전단지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해본다. 그리고 '혐오와 갈등'의 표현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그에 따른 악영향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 걱정과 우려를 더욱 짙게 한다.

출처 5) 신미진 기자, '남혐 논란' 손가락 포스터 GS25 디자이너 입 열었다, 매일경제, 2021/5/10

출처 6) 문현숙 기자, ‘일베 표현’ 뿌리뽑기 안간힘에도, 잇단 방송사고 왜?, 한겨레, 2019/7/24

출처 7) 김명진 기자, “허버허버” 무슨 뜻이길래, 유튜브도 카톡도 난리, 조선일보, 2021/3/16

출처 8) 김보명, 혐오의 정동경제학과 페미니스트 저항, 한국 여성학회, 2018/3

'GS 메갈사태'로 본 '혐오와 갈등', 왜 그들은 이런 짓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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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메갈사태'로 본 '혐오와 갈등', 왜 그들은 이런 짓을 했을까?

광고 속 '메갈리아'가 끼친 악영향

  '광고속 메갈리아' 사태로  GS리테일은 큰 후폭풍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디시인사이드·에펨코리아·엠엘비파크 등 대형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불매운동이 불고 있으며, 관련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출처 9) 또한, '남혐 포스터'에 뿔난 소비자들이 GS편의점을 찾지 않음으로 인한 매출 하락으로 GS편의점 점주들은 본사를 상대로 집단 소송에 나서기로 논의 중에 있다. (출처 10)

 이렇듯 이번 사태로 관련 회사는 직접적인 경제적 손실을 받고 있지만, 그 외에도 우리가 생각지도 못했던 다양한 분야에서 우려와 걱정이 나오고 있다. 

  1. 사회적 비용 발생

  기존 극단적인 여혐, 남혐을 가진 일부 사람들의 싸움은 이번 사태를 통해 일반 여성과 남성의 대립과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페미니즘이라는 논쟁에 개입하지 않았던 많은 이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진흙탕 싸움에 기꺼이 참전할 기세다. 그러다 보니 이성 간의 갈등은 매일 눈덩이처럼 커져만 가고 있다. 

  이와 같은 '이성 간의 대립과 갈등'은 사회 전반에 악영향을 미친다. 남녀 간의 신뢰감을 떨어지고, 불신감을 팽배하게 만든다. 또한, 서로 간의 대화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발생하여, 결국 사회 유지에 필요한 기초적인 협력과 배려가 무너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사회를 구성하는 체계가 망가지면 우리 모두는 의도치 않은 광범위한 사회적 비용(Social Cost)을 지불해야만한다. (출처 11) 상상해보라. 회사 내 '남녀평등 부서'가 신설되어 사원의 일거수일투족이 평가받고,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페미니즘과 반페미니즘이라는 두 과목을 모두 이수해야만 하는 암울한 미래를.

  • [message]
    • ##question-circle## 사회적 비용(Social Cost)이란?
      • 기업 혹은 단체가 최종 재화를 만들 때, 생산자를 포함한 사회 전체가 부담하는 비용을 '사회적 비용'이라고 한다. 제품 생산을 위해 무단으로 오염물질을 강에 방류한 기업을 예로 들어보자. 단기적으로 사업주는 오염물질 처리비용을 줄일 수 있겠지만, 그 지역 사람들은 직·간접적인 피해를 받게 된다. 게다가, 오염물질로 인한 환경오염 및 처리 절차에 필요한 비용은 고스란히 남아 사회 전체가 지불해야만 한다. 따라서, 모든 피해와 처리 비용 모두가 사회적 비용이 된다.
          마찬가지로, 페미니즘을 홍보하기 위해 광고 속에 관련 상징을 넣는 행위는 사회 전반에 갈등과 불신을 만드는 한편, 이를 해소하기 위해 사회 전체 구성원이 비용을 지불해야만 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만다.

  2. 입지가 점차 작아지는 여성 일자리

  • '손가락' 의미는 중요하지 않다. 상품이 안 팔린다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넷 상에서 '손가락 상징'의 실체를 두고 설전들이 오가고 있다. 그중 많은 여성들은 '손가락 모양'에 대한 남성의 과도한 반응은 크게 잘못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페미니즘 리부트와 미투 운동으로 상징되는 최근의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반발 심리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온 것이라고 강조하여 말한다. 그러면서 이것이 '안티-페미 정서'를 이끌어 내기 위한 남성의 고도의 전략이라고 말한다. (출처 12)

 하지만, 논란이 일어난 해당 상품 및 관련 광고 업체 당사자 입장에서 남성혐오 표현이 의도된 것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아무리 그런 의도가 전혀 없다고 해명을 해도 사회 전체가 그렇다고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면 그런 것이다. 

  결코 돌이킬 수 없다. 논란이 된 상품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와 평판은 이미 낮아졌고, 상품 매출은 현저히 떨어졌다. 결국 이러한 흐름에 유통업계는 남성혐오 논란을 미연에 차단하고자 '손'과 관련한 어떠한 이미지도 광고 내에 넣으려 하지 않고 있다. (출처 13) 

  • 게임 업계에서는 이미 '메갈 사냥'으로 피바다가 되었다.
유통업계의 이와 같은 문제는 앞으로 어떤 심각한 문제를 만들어낼까? 가까운 이웃집, 게임업계로 잠시 눈을 돌려보자. 이쪽 집은 일찍이 '메갈리아'와 '페미'라는 화마가 휩쓸고 간 터였다. 

  2016년 한 게임의 성우가 메갈리아를 옹호하는 티셔츠를 입었다는 이유로 즉시 교체당하는 사건이 있었다. 게임의 소비자들 대부분이 반페미니즘 성향의 남성이다 보니 그들의 불매운동이 직접적인 영향을 행사한 것이다.  (출처 14)

 이 사건을 계기로 게임 업계에서는 '메갈'은 있어서는 안 되는 암적인 존재라고 인식된 모양인지, 본격적으로 '메갈 사냥'이 진행된다. 메갈리아 활동을 했던 경험이 있던 성우나 일러스트 작가의 작품은 즉시 교체되기 시작했다. 여성 일러스트 작가들 중 일부는 단순히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졌다는 이유로 '메갈'이라고 딱지가 붙여졌다. '메갈'이라고 찍히면 다른 회사에서도 쓰지 않으려는 분위기다 보니 그들의 작업 의뢰는 점차 줄어들었고, 사실상 업계 퇴출로 이어졌다. 한 여성 일러스트 작가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은 고충을 토로했다. (출처 15)
"갑자기 제가 그린 캐릭터 일러스트가 게임에서 갑자기 사라지는 황당한 일을 겪었어요. 게임업계에서 일러스트 교체는 흔한 일이 아니거든요. 당황해서 인터넷을 뒤져봤죠. 그랬더니 저더러 메갈이라며 죽어라, 망해라 같은 글로 도배가 됐더라고요.
  전 메갈이 아니에요. 메갈리아 사이트에는 들어가 본 적도 없고 남성혐요 표현을 쓴 적도 없어요. 회사에서는 많은 항의 전화와 메일이 와서 어쩔 수 없이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그 이후 제가 '메갈'이라는 소문이 이 바닥에 퍼지면서 일자리를 찾기가 힘들어졌어요."
 
  • 게임 업계에서 다른 분야로 넓혀지는 '메갈 사냥'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이용자들 대부분이 남성이기에 그들의 직접적인 요구를 무시하면 회사 매출에 큰 손실이 발생한다고 시인하였다. 그러면서 이런 민감한 사안은 중립적으로 처신하기 어렵다고 솔직히 토로한다. (출처 16)
  
  광고업계도 게임 업계와 양상은 비슷하다. 그래픽과 포스터 관련 디자인을 전공으로 하는 사람들의 경우 직업 특성상 여성이 많다 보니 '손과 고추'로 남성혐오를 표현하는 메갈 관련 이슈가 나올 확률이 다른 어느 분야보다 현저히 높은 편이다. 이런 부정적인 뉴스가 업계 측에 누적해서 연일 터진다면 회사 입장에서 열불이 나는 것은 당연하다.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에서 '남성혐오''관련 사회적 이슈로 금전적 손실을 입게 된다면 결국 회사내 결정권을 가진 임원들은 '페미니스트'에 대해 적대감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런 상황이 오면 누가 '페미니스트' 여성을 뽑으려고 할까? 

  페미니즘이 옳고 그름을 떠나 여성에 대한 심각한 선입견과 편견을 갖은 회사가 여성 고용을 주저하는 사태 그리고 또 다른 제 2의 '메갈 사냥'이 일어날 우려 등은 여성의 일자리가 점차 줄어들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          

  3. 정신적 질병과 물리적 폭행을 양산

  • 온라인 혐오는 정신적, 육체적 질병을 만들어낸다.
  당신이 이름도 모를 누군가를  싫어하고, 욕하고, 증오하며 매일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는 저주에 걸렸다고 상상해보자. 하루 이틀은 괜찮을지 몰라도 한 달만 지나도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 정도로 건강한 정신은 피폐해지고 망가져 버릴 것이다. 

  그런데 현실의 우리는 정말 이상하다. 우리 스스로 자진해서 이러한 저주에 걸리기 위해 미친듯이 노력한다. 아니 누가누가 저주에 잘 걸리나 경쟁한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일베나 메갈리아처럼 '온라인 혐오'를 쏟아내는 사이트에 매일 들어가 혐오 글을 읽고, 입에도 담기 힘든 말을 손으로 써내려 가며 하루를 보내는 삶. 그야말로 '혐오와 증오'라는 저주를 신처럼 섬기는 광신도처럼 느껴진다.

  저명한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페이지-굴드(Elizabeth Page-Gould)는 혐오, 증오, 편견과 비하를 자주 하는 사람일수록 정신 뿐만 아니라 육체적 건강마저도 좋지 않을 수 있다고 강력하게 경고한다. (출처 17) 
"누군가를 혐오한다는 것 자체가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몸을 긴장된 상태로 유지합니다. 그런 상태는 원활한 혈액 순환을 막고 음식 소화를 더디게 합니다. 또한, 잠재적 혐오 대상의 위협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몸에서 자체적으로 코르티솔(cortisol)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코르티솔은 외부의 스트레스와 같은 자극에 맞서 몸이 최대의 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는 과정에서 혈압과 포도당 수치를 높이는 역할을 담당하는 호르몬 입니다. 따라서 오랜 기간 동안 특정 대상을 혐오하고 증오한다면 신체의 면역체계가 망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분류의 사람은 우울증 및 공황장애 등의 심리적 질병부터 당뇨병과 암에 걸릴 확률이 무척 높습니다."
 
  • 혐오와 편견은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죽음으로 이끈다.
  혐오와 편견은 정신과 신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다. 혐오와 편견은 연쇄살인을 밥먹듯이 하는 살인마와 같다. ㄷ심리학자, 조던 B. 레이트너 박사( Dr. Jordan B. Leitner)의 연구팀은 '백인들의 노골적인 인종차별과 순환계통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사이의 상관관계'를 연구하였다. (출처 18) 연구결과, 백인들의 노골적인 편견이 높은 지역 사회일수록 흑인과 백인 모든 대상자의 심혈 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았음을 찾아낸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토대로 인종차별을 하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의 부정적인 경험이 고혈압, 심장병, 나아가 사망률을 높일 수 있다고 발표한다.

  • 온라인 혐오가 현실적 폭력을 야기한다.
  인터넷 상의 혐오가 현실의 폭력을 부채질한다는 연구 논문도 눈길을 끈다. 바르비크 대학(Bocconi University)과 프린스턴 대학(Princeton University) 공동 연구팀은 독일 극우당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난민을 비난하는 게시물이 4개씩 올라올 때마다 현실에서 난민을 폭행하는 사건이 1건 일어난다는 통계 수치를 확인한다. (출처 19)

 연구팀은 온라인 혐오와 현실 폭력과의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가설을 더욱 확실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조사도 병행한다. 
  1. 게시글 가운데 '난민'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대신에 “무슬림”, “이슬람”, “유대인” 등의 특정 단어가 포함된 글은 난민에 대한 공격을 일으키지 않았다. 
  2. 극우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의 난민 관련 게시물은 혐오 범죄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3. 인터넷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서는 페이스북 혐오 게시물과 난민을 향한 폭력 사건 간의 상관관계는 약했다. 즉, 온라인 혐오 글을 접하지 않은 지역에서 실제 폭력 사건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

  • 외국 연구 논문이 한국과 다를 수 있겠지만...
  서양인과 아시아인의 사고방식의 차이, 한국인만의 문화적 특성, 그리고 인종이 아닌 성적 차별 등 때문에 외국 인종 차별 사례 및 연구 결과가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그럼에도 아래의 <2019년 한국인의 혐오 표현에 대한 국민 실태조사 보고서>를 살펴보면 위의 논문들의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출처 20)
'GS 메갈사태'로 본 '혐오와 갈등', 왜 그들은 이런 짓을 했을까?
2019년 국민인식 실태조사 (출처: 국가인권위원회)

  • 성인 10명 중 6명은 성별, 출신 지역, 직업 등을 이유로 차별받거나 혐오감을 주는 표현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청소년의 경우 10명 중 7명이 주로 온라인에서 혐오 표현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 혐오 표현을 경험한 사람의 심리 상태는 과연 어떨까? 경험자의 반 이상이 위축감(50.5%)과 공포심(53.1%) 등을 경험했으며, 혐오 표현을 서슴지 않고 하는 사람을 무시(79.9%)하거나 회피(73.4%)한다고 언급했다.
  • 81.8%에 해당하는 많은 사람들이 점차 고착화되는 혐오 차별이 범죄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혐오 차별로 인한 사회갈등은 더욱 더 심화될 것 (78.4%)이라고 예견했다.

  4. 새로운 형태의 '언어적 혐오'라는 독 버섯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소셜 미디어와 유튜브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혐오가 등장한다. '씹남충', '재기하다', '오조오억', '한남충', '허버허버' 등 온라인에서 출발한 '새로운 형태의 언어적 혐오'는 SNS와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독버섯처럼 번져 퍼져간다.  특히나, 개인 SNS에서만 머물렀던 '언어적 혐오' 표현은 공중파와 유튜브를 타고 삽시간에 사회를 중독시켜 나가고 있다.

  '언어적 혐오'라는 독버섯이  일상에 들어온 후, 이것은 또 다른 혐오와 차별을 낳았다. 그리고 개인의 정신과 신체건강을 해치며, 결국에는 사회를 썩고 병들게 만들고 있다. 안타깝게도 위의 다양한 자료가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실제 우리 일상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으며, '혐오와 갈등'이 우리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출처 9) 반진욱 기자,  ‘남혐’ 논란에 불매운동·주식 하락…GS리테일 어쩌나, 매일경제, 2021/5/3

출처 10) 윤주영 기자, GS25 점주 집단 소송에 불매 운동까지...집게손가락 포스터의 후폭풍, 2021/5/4, 

출처 11) 김혜민PD, 박병률 경향신문 기자, [생생경제] 여혐·남혐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YTN, 2018/7/13

출처 12) 조성은 기자, '메갈의 손가락'은 실제로 존재하는가, 프레시안, 2021/5/6

출처 13) 이수기 기자, 집게 손'은 남성혐오? 난데없는 '메갈' 찾기에 놀란 유통업계, 중앙일보, 2021/5/7

출처 14) 클로저스, 메갈리아 옹호 발언 논란 ‘티나’ 성우 교체, 디스이즈게임, 2016/7/19

출처 15) 이유진, 박다해 기자, “메갈 잘라라” 한마디에…게임업계 밥줄이 끊어졌다, 한겨래, 2018/6/25

출처 16) 이진욱 기자, '남성혐오'에 분노한 게이머들…개발자, 엎드려 절까지, 머니 투데이, 2020/2/11

출처 17) Elizabeth Page-Gould, Warning: Racism Is Bad for Your Health, Greater Good Magazine, 2010/8/3

출처 18) Jordan. B., Eric. H., et al., Blacks’ Death Rate Due to Circulatory Diseases Is Positively Related to Whites’ Explicit Racial Bias: A Nationwide Investigation Using Project Implicit, Psychologial Science, 2016/8/24

출처 19) Calo. S., Karsten. M., Fanning the Flames of Hate: Social Media and Hate Crime, SSRN, 2020/6/5

출처 20) 혐오차별대응기획단, 2019년 혐오차별 국민인식 조사, 국가인권위원회, 2019/10/13

'GS 메갈사태'로 본 '혐오와 갈등', 왜 그들은 이런 짓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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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메갈사태'로 본 '혐오와 갈등', 왜 그들은 이런 짓을 했을까?
Photo by Vinicius "amnx" Amano on Unsplash
  
  '일베'와 '메갈리아'의 '혐오와 갈등'을 조장하는 방식은 분명 잘못되었다. 그럼에도 왜 그들은 홍보물이나 방송 화면에 자신들의 표식과 은어를 보여주고 못해 안달일까? 우선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먼저 왜 '혐오와 갈등'을 조장하는 사이트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괴물의 탄생 비화를 알아내야 그들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으며 그래야만 그들의 약점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 이후 우리가 만든 또 다른 형태의 괴물

  김보명 서울대 여성연구소 객원연구원은 그의 논문 「혐오의 정동경제학과 페미니스트 저항」에서 '일간베스트'와 '메갈리아'가 생겨난 원인으로 ‘위태로움’과 ‘불안’을 지목하고 있다. 그는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삶의 불안'과 '위태로움'이 다른 사람을 배제하고 적대하게 만들었으며, 혐오 행위 자체로 손상된 자신의 자아를 회복하고자 한다고 설명 한다. (출처 21)

'GS 메갈사태'로 본 '혐오와 갈등', 왜 그들은 이런 짓을 했을까?

  하지만, 2010년 이후 혐오 관련 논문들을 검토한 메타분석 결과, 여성 혐오 뿐만 아니라 이주 노동자와 외국인, 정치 그리고 지역 혐오 등 전방위적으로 한국 사회의 혐오 대상이 폭증하였음이 밝혀졌다. 이 같은 현상을 단순히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삶의 불안'과 '위태로움' 때문이라고 해석되기 힘들다. 

  따라서,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부정적인 감정에 한국 사회 분열과 갈등의 심화, 그리고 더불어 미디어 플랫폼의 급격한 변화와 이를 통제할 수 없는 언론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만들어낸 괴물이 '일베'와 '메갈'이라고 볼 수 있다. (출처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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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들은 자신들의 표식과 은어를 남기려 할까?

  '일간 베스트'와 '메갈리아'가 만들어진 배경은 사회가 과거보다 복잡하고 다양해짐에 따라 나타나는 기형적인 사회 현상이라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그렇게 섣부르게 단정 짓기에 그들의 '혐오와 갈등'이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너무도 크다. 그래서 많은 철학자, 경제학자 그리고 사회 심리학자들은 그들의 행동을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1. '부족의 시대' 속에서 자신만의 소속감과 정체성을 찾기 위해

  프랑스의 저명한 사회학자, 미셸 마페졸리(Michel Maffesoli)는 그의 저서, 『부족의 시대』에서 근대 이전이 공동체 사회였고, 근대는 개인의 시대였다면, 현재는 '부족의 시대'라고 말한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개인주의를 버리고 문화, 스포츠, 성(性), 종교 등 다양한 관심사에 따라 집단을 만들며 자신에게 부족했던 소속감과 정체성을 채워나간다고 작가는 언급한다. 그리고 현대를 뒤덮고 있는 여러 부족들은 이성적이고 사회적이기보다는 감정적이고 배타적이여서, 부족의 존속을 위해서라면 타인에 대한 테러도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다고 밝힌다. (출처 23) 

  그러므로 학연과 지연에 따른 편 가르기 문화, 특정 유명인에 대한 팬덤 문화, 그리고 '일간 베스트'와 '메갈리아'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 문화 등이 모두 부족화 현상의 좋은 예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광고 속 메갈리아'나 방속 속 ;일베 용어' 등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저자는 근대사회가 개인에게 충분한 소속감을 주는 데 실패했기 때문에 개인은 어느 '부족'에든 속하고 싶어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자신에게 소속감과 정체성을 부여해주는 '부족'에 속하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부족'을 위해 개인의 위험을 무릅쓰고 바보 같은 짓을 서슴지 않고 한다고 명쾌하게 분석한다.

'GS 메갈사태'로 본 '혐오와 갈등', 왜 그들은 이런 짓을 했을까?

2. 자기만족감과 과시, 보상의 심리

  또 다른 의견도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홍보물 디자이너가 고의로 '메갈리아' 관련 손 모양을 넣었다면, 상대를 비방함으로써 일종의 쾌감과 만족감 등의 심리적 보상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사회적 약자가 강자에 대항하는 수단으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다 보니 교묘하게 의도를 숨기는 방식을 취하게 된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출처 24)

3. '금기된 사실을 알고 있는 깨어있는 자'라는 착각

  이에 대해 메튜 레게(Matthew Legge)는 보다 자세하게 그들의 심리를 설명하고 있다. 메튜는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혐오와 갈등을 다룬 책 'Are We Done Fighting?: Building Understanding in a World of Hate and Division'의 저자로 '혐오와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다. (출처 25)
"'혐오와 분열을 조성하는 말을 하는 '인종 차별주의자'나 '성 차별주의자' 대부분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들 중 많은 이들은 그들의 일이 세상을 더 아름답고 좋게 바꾸고 있다고 생각하죠. 놀랍게도 그들 자신은 금기된 사실을 알고 있는 깨어있는 자(intelligent holders of taboo truths)며, 다른 무지한 사람을 계몽시켜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어요.
 이와 같은 잘못된 신념과 믿음은 그들에게 심리적 보상과 함께 그들이 하고 있는 일에 정당성을 부여하죠. 하지만, 현실은 절대 그렇지 않아요. 그들은 오히려 세상에 불신과 혐오를 전파하고 분열과 증오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 '메갈리아'는 페미니즘을 방해하는 요소다.
  메튜의 말은 사실일까? 여기 흥미 있는 논문이 있다. 연세대학교 연구팀, 강욱건 외 2인은 2년 여간 (2016.1.1~2018.6.11) 트위터, 포털 뉴스 등의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국내 페미니즘에 관한 인식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한국의 급진적인 페미니즘 성향은 오히려 성숙한 페미니즘 운동을 방해하고, 페미니즘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을 형성한다고 밝혔다. 자세한 사항은 다음과 같다. (출처 26)

  • [accordion]
    • 해외와 다른 한국식 페미니즘
      • 해외 페미니즘 운동은 여성인권을 넘어 젠더와 남성의 사회문화적 관계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반면, 한국의 경우는 단순히 남성혐오, 성대결, 여성성의 억압을 강조하는 급진적인 페미니즘의 특징만을 보여준다.
    • 사회적 거부감을 만드는 한국식 페미니즘
      • 한국 페미니즘은 특정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한 미러링 및 혐오성 발언을 생산함으로써 일반인에게 페미니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었다. 미러링이라는 잘못된 혐오 방식으로 인해 사회의 위로와 격려를 받아야 할 대상이 조롱과 비판의 대상으로 바뀌는 것도 우려할 일이다.
    • 페미니즘의 성숙과 발전을 스스로가 막는 한국의 페미니즘
      • 남성성에 대한 공격과 여성성의 억압이 페미니즘이 주된 목적으로 인식되어 여성 인권에 대해 편하게 논의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냈다. 따라서 정부 및 관련 기관에서 여성 인권 개선 정책을 논의하고 개선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의 모색하기 어려워졌다. 궁극적으로 페미니즘의 성숙한 발전을 그들 스스로가 방해하고 있는 꼴이다.

  • '메갈리아'는 남성을 결집시키고 있다.
  '여혐-남혐 갈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논문에 따르면, 한국의 페미니스트는 '메갈리아'를 우리 사회의 성평등 문제를 재조명하는 기폭제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폭제가 오히려 다음과 같은 부작용을 만들어내고 있다. (출처 27)
  1. 여성의 분노가 단순히 '남혐'으로 폄하되어 그 프레임 안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
  2. 과격한 페미니즘에 불만인 여성이 일탈하는 과정에서 여성 결집은 분열되고 있다.
  3. 반면, 그에 화가 난 남성들은 결집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GS 메갈사태'로 본 '혐오와 갈등', 왜 그들은 이런 짓을 했을까?

'혐오와 갈등'을 만드는 급진적 페미니즘은 썩은 동아줄

  우리는 혐오나 증오라는 감정을 단순히 개인적인 성향으로 여긴다. 물론 민트 초콜릿에 호불호가 갈리듯이, 무언가를 좋아하거나 싫어한다고 표현할 자유는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혐오가 개인적 차원을 넘어 집단적 차원으로 변질된다면 이야기는 크게 달라진다. 특히나 '집단화된 거대한 부족'에서 나오는 혐오와 증오는 사회적 긴장을 높여 통제하기 어려운 광기와 폭력을 만들어 낸다. 

  그렇기에 'GS 메갈 사태'를 보는 내내 나의 속마음은 무척이나 불편하다. 물론 불평등과 차별에 맞서기 위해 사회적, 제도적 차원에서 사회 구성원 모두가 당당히 맞서 싸워야만 한다. 우리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쳐야만 모두가 동등하게 가진 인권을 보호하고,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혐오와 증오', 그리고 '갈등과 분열'이라는 무차별적인 생화학 무기로 이것을 쟁취하려는 방식은 크게 잘못되었다. 

  한국의 페미니즘 운동은 흡사 '메갈리아'라는 썩은 동아줄을 잡고 하늘로 올라가려는 호랑이와 같다. '언어 혐오'라는 독버섯으로 썩을 대로 썩은 동아줄을 잡고 수수밭에 떨어져 죽어버린 호랑이가 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진정한 여성의 권리를 당당히 주장하고 사회 구성원을 충분히 납득시키기 위해서라도 그들 자신은 지금의 급진적인 운동방식을 버려야만 한다.

  앞으로 제2, 제3의 'GS 메갈 사태'가 분명 더 많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상황을 멍하니 쳐다보는 방관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혐오를 방조하는 행위 또한 그들의 일에 공모하는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런 일이 또 다시 발생하면 우리는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소리 높여 외쳐야만 한다. 내가 사랑하는 아들과 딸들이 '혐오와 갈등'이 없는 세상에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리고 보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나는 가장 앞줄에 서서 그들에게 외칠 준비가 되어있다.
  

출처 21) 김보명, 혐오의 정동경제학과 페미니스트 저항, 한국여성학회, 2018/3

출처 22) 홍성일 외 3인, 언론학 혐오 연구의 메타 분석: 2010년대 국내 신문방송학 등재지 게재 논문을 중심으로,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2020/3

출처 23) 미셸 마페졸리, 부족의 시대: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개인주의의 쇠퇴, 문학동네, 2017/12/28

출처 25) Matthew LeggeAre We Done Fighting?: Building Understanding in a World of Hate and Division, 2019/5/18

출처 26) 강욱건, 이학래, 민경은, 국내 페미니즘운동의 여론 변화조사 및 특징적 요소분석-빅데이터 분석방법을 활용하여, 연세대학교 패키징학과, 2018

출처 27) 김감미, 이지은 외 3명, 여혐-남혐 갈등: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정치정보연구,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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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메갈사태'로 본 '혐오와 갈등', 왜 그들은 이런 짓을 했을까?
'GS 메갈 사태를 통해 '메갈리아', '일베', '워마드' 등의 혐오와 갈등을 만드는 사이트를 자세히 알아본다. 또한, 메갈과 일베가 광고, 방송 매체에 그들만의 은어와 표식을 이유도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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