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타자보다 손 필기가 더 좋은 세 가지 이유

컴퓨터로 치는 타자보다 손으로 쓴 글이 더 좋은 세 가지 이유를 찾아서 설명해준다.

  불과 십 년 전에는, 글은 쓴다는 행위는 순수하게 종이에 펜이나 연필로, 글자를 손으로 적어 내려가는 행동이었다. 그러나 현재 정보 통신의 혁명으로 인해 글은 손 필기 외에도 컴퓨터나 핸드폰 등을 활용한 필기가 가능하다. 이런 후자의 필기는 전자보다 필체에 대한 고민이 없이 빠른 필기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매체에 저장 또한 복사가 쉽기 때문에 더 많이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편리함 때문에 손 필기에서 얻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이 글을 읽으면 당신은 다시 펜을 들고 종이에 무언가를 쓰고 싶어 질 것이다.

손 필기의 장점 첫 번째 : 심리적, 정서적 안정 

Photo by Diane Helentjaris on Unsplash

  심리학자들의 오랜 연구결과에 의하면,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며, 감정에 충실한 글쓰기, 특히 내면을 잘 드러내는 일기 쓰기는 심리적, 정서적 안정을 주는 한편, 스트레스와 우울증의 면역력을 길러주는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출처 1)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글을 쓰는 데 있어서 키보드로 글을 치는 방식보다 손으로 직접 글을 쓰는 방식이 더욱 큰 효과를 나타낸다는 것이다.(출처 2)

워싱턴 대학교(the University of Washington) 교육학 명예교수, 버지니아 베닝거(Virginia Berninger)는 위의 연구를 자세히 설명해준다.

"우리가 이렇게 한 획, 한 획 그어가며 글자를 쓴다는 건 말이죠, 어디 보자. 아.. 머릿속 두뇌에 작은 도로를 만들어가는 거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이 도로를 감정이란 녀석들이 통과해 다니는 거죠. 그래서 직접 손으로 쓴 글에는 자신의 감정을 실어 보낼 수가 있는 거예요.
  그러나 키보드로 글을 쓰는.. 아니 치는 것은 달라요. 이건 글자가 쓰인 자판을 손가락으로 찍어내려 가는 거죠. 이렇게.. 딱. 딱.. 이건 뇌의 사용하는 부위가 다르죠. 그리고 거기에서 나온 글자체들은 결국 자신의 것이 아니에요. 이미 누군가에 의해 획일화되어 만들어진, 우리 모두가 사용하는 글꼴이죠. 그래서 컴퓨터로 쓰인 글자에는 감정이 실릴 수가 없는 거예요.
  화나고, 슬프거나, 후회하거나, 혹은 상념에 젖었을 때, 단 10분간만 이라도 자신의 감정에 대해 글을 써보세요. 글의 내용은 아무래도 좋아요. 이렇게 자신의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손으로 글을 써 내려가는 게, 정신과 의사가 진단해서 준 약보다 더 좋을 거예요."

손 필기의 장점 두번째 : 생산성, 효율성 증대

Photo by Alejandro Escamilla on Unsplash

  2014년, 미국 프린스턴대(Princeton University) 등 공동 연구진은 컴퓨터 필기와 손 필기의 효율성에 대하여 3차례에 걸쳐 실험을 했다. (출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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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번째 실험
• ○ 대상: 대학생 67명을 2팀으로 나눔
             - 컴퓨터 타자팀
             - 손 필기 팀
  ○ 실험 내용: 15분 분량 강연 들으며 필기. 강연 후 구체적인 사실과 추상적인 개념에 대해 질문
  ○ 분석: 실험 참가자의 대답을 분석
  ○ 결과: 컴퓨터 타자 팀은 강연 내용을 더 많이, 자세히 적음.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과 개념에 대한 답변은 손 필기 팀이 현저히 우수
• 두 번째 실험
• ○ 대상: 대학생 151명을 3팀으로 나눔 
             - 강연 내용을 자신의 말로 바꿔 필기하는 방식에 대한 지도를 받은 타자팀
             - 필기 방식에 대한 지도를 받지 않은 타자팀
             - 손 필기 팀.
  ○ 실험 내용: 15분 분량 강연 들으며 필기. 강연 후 구체적인 사실과 추상적인 개념에 대해 질문
  ○ 분석: 실험 참가자의 대답을 분석
  ○ 결과: 첫 번째 실험과 같은 결론. 손 필기팀이 단연 우세
• 마지막 실험
• ○ 대상: 대학생 109명을 4팀으로 나눔
             - 강연 내용 필기 후 복습할 기회를 준 컴퓨터 타자 팀
             - 강연 내용 필기 후 복습할 기회를 주지 않은 컴퓨터 타자 팀
             - 강연 내용 필기 후 복습할 기회를 준 손 필기 팀
             - 강연 내용 필기 후 복습할 기회를 주지 않은 손 필기 팀
  ○ 분석: 실험 참가자의 대답을 분석
  ○ 결과: 강의를 컴퓨터로 필기하고 복습을 한다고 해서 학습능력이 크게 향상되지 않음. 손 필기후 복습한 팀이 가장 내용을 잘 이해했고 더 기억을 잘함. 강의를 컴퓨터로 필기하고 복습한 팀이 손으로 필기만 한 팀보다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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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인상적인 사실은 강연 내용을 손으로 필기만 한 팀이 강의 내용을 컴퓨터로 필기하고 복습까지 한 팀보다 강연 내용과 그 개념을 더 정확히 이해했다는 것이다. 

   회의시간이나 교육시간에 바쁜 회사원들, 대학생들은 노트북, 태블릿 혹은 핸드폰으로 필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많은 대화와 정보를 쉽고 빠르게 적을 수는 있겠으나, 회의나 교육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기는 힘들수 있다. 반면, 손 필기는 속도가 느려 많은 내용을 기록하지는 못하겠지만, 회의나 교육의 내용과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빠른 필기가 역설적으로 내용에 대한 파악 능력을 떨어뜨리는 방해꾼 역할을 하는 것이다.

손 필기의 장점 세번째: 진정성 회복

Photo by Niketh Vellanki on Unsplash

  온라인 커뮤니티나 대형 포털사이트의 댓글들을 보다 보면, 가끔 얼굴을 찌푸리게 되는 경우가 종종있다.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 커뮤니티 공간에서 우리는 좀 더 저속하고 야비하고 공격적인 말들을 여과 없이 쉽게 뱉어낸다. 익명성 때문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의 생각을 신중히 생각해 보지않고, 아무런 여과과정없이 바로 타자로 치는 즉흥성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한다. 

  그러나 손으로 글을 쓰다보면,  자신의 생각을 좀 더 순화시키고, 올바른 어휘를 고르고 다듬는 과정을 겪은 후 글을 써 내려간다. 그래서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프린트로 출력된 편지보다 손으로 직접 쓴 편지에 먼저 마음이 가고, 감동을 받는다. 자신만의 고유의 글씨체로 적힌 글을 통해 글을 쓴 사람의 진실함을 엿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가 심리적인 안정을 준다고 강조했던 워싱턴 대학의 버지니아 베닝거 교수는 손 글씨의 진정성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조언을 해준다. 

'혹시 여자 친구가 있어요? 없으면 좋아하는 사람은요? 그럼 좋아요. 제가 좋은 팁을 드리죠. 좋아하는 사람에 사랑을 고백할 때 핸드폰 메시지로 보내지 말아요. 그건 정말 바보 같은 짓이에요. 그리고 전화로 하는 고백보다, 직접 만나서 만나서 용기 내서 말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을 알려드리죠. 저도 이렇게 해서 제 아내와 결혼했죠.
  직접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를 쓰세요. 그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말고 솔직히 적어 내려가세요. 그리고 용기 내서 그녀에게 편지를 주세요. 그리고 그 자리에서 그 글을 읽어주세요. 내가 볼 땐 이게 가장 용기 있게 당신의 진정한 사랑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에요.'

  손편지를 쓴 적이 언제인고,  받아 본적이 언제인지 잘 모르겠다. 왠지 오늘은 사랑하는 내 가족들에게 손으로 편지를 쓰고 싶어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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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1) Sundararajan, L., Kim, C., Language, emotion, and health: A semiotic perspective on the writing cure, Reserachergate, 2011

(출처 2)James, W.,Writing About Emotional Experiences as a Therapeutic Process, Southern Methodist University, 1997

(출처 3) Daniel M., Pam A. Mueller,The Pen Is Mightier Than the Keyboard: Advantages of Longhand Over Laptop Note Taking, Princeton University,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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